트럼프, 일본 도착 첫날 일왕과 회동… '아베 외교' 계승한 다카이치와 정상회담 예고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의 일환으로 27일 일본을 방문, 나루히토 일왕과 6년 만에 재회했습니다.
- 트럼프 대통령과 나루히토 일왕은 미일 관계 강화 및 세계 평화, MLB 선수 활약 등 다양한 주제로 약 30여 분간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 방문 이틀째인 28일에는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미 항공모함에 동반 탑승하는 등 강력한 미일 동맹을 과시할 예정입니다.
- 외신은 이번 일왕 접견이 민감한 현안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려는 일본 특유의 '소프트 파워'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1. 트럼프 대통령 방일 및 황궁 이동 (27일)
-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오후 하네다 공항에 도착, 기하라 관방장관의 영접
- 전용 헬기와 리무진으로 황궁까지 이동하는 동안, 도쿄 도심은 성조기를 상징하는 조명으로 그를 환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 오후 5시경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하며 공식 방일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공항에서는 일본 내각 2인자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했습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 헬기 ' Marine One'으로 도쿄 미나토구 롯폰기 미군기지로 이동한 뒤, 전용 리무진 'Beast'를 타고 일왕의 거처인 고쿄(황거)로 향했습니다. 모두 대통령을 위해 특수제작된 것들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동 경로에 있는 도심 건물들은 미국 국기를 상징하는 빨간색, 파란색, 흰색 조명을 일제히 켜 환영의 뜻을 표했으며, 일부 일본 국민들은 차량을 향해 환영 인사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2. 나루히토 일왕과의 6년 만의 재회 (27일)
- 트럼프 대통령과 나루히토 일왕은 2019년 국빈 방문 이후 6년 만에 반갑게 재회했습니다.
- 약 30~35분간 진행된 회담에서는 미일 관계, 세계 평화, 오타니 쇼헤이 등 MLB 선수, 과거 선물(비올라) 등이 화제에 올랐습니다.
- 트럼프 대통령은 일왕을 "위대한 사람"이라 칭하며 백악관에 공식 초청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저녁 6시 30분쯤 황궁에 도착했으며, 나루히토 일왕이 현관에서 직접 그를 맞이했습니다.
두 사람은 2019년 6월 (트럼프 1기 행정부) 국빈 방문 이후 6년 만에 재회했으며, 웃는 얼굴로 손을 맞잡고 악수했습니다. 나루히토 일왕은 영어로 "다시 만나 반갑다"고 인사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감사하다"라고 화답했습니다.
회담은 약 30분에서 35분간 이어졌습니다. (보도에 따라 통역 동반 여부는 엇갈리나, 두 사람이 영어로 직접 대화했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주요 대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미일 관계: 트럼프 대통령은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와의 깊은 신뢰 관계를 회상하며,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총리 아래에서 미일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28일 정상회담이 "매우 좋은 회담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나루히토 일왕은 "이번 방문이 일미 우호 관계를 한층 더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화답했습니다.
- 세계 평화: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 8개월간 세계에서 8개의 분쟁을 해결했다"고 강조하며, 특히 중동을 "매우 큰 성과였지만 어려운 안건"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에 일왕은 "세계 각지에서 분쟁이 지속되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며 "이들 지역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 MLB 일본 선수: 두 사람은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등 미국 MLB에서 맹활약 중인 일본 선수들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습니다. 일왕은 트럼프가 오타니를 높이 평가한 것에 "매우 기쁘다"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야마모토를 염두에 두고) "지난 경기(월드시리즈) 투수도 아주 훌륭했다"라고 화답했습니다.
- 과거 선물 (비올라): 일왕은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이 선물했던 비올라를 언급하며 "아주 좋은 소리가 나서 매우 마음에 든다. 가끔 연주하고 있다"고 감사를 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기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면담이 끝날 무렵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든 백악관에 와 달라"며 일왕 부부를 공식 초청했습니다. 저녁 7시쯤 황궁을 떠나기 전 트럼프 대통령은 일왕을 가리켜 위대한 사람"(great man)이라고 칭했으며, 나루히토 일왕은 떠나는 차량을 향해 손을 흔들며 배웅했습니다. 위대한 사람 같은 상대방을 칭찬하는 말은 트럼프가 자주 사용하는 화법입니다.
3. 다카이치 총리와의 정상회담 준비 및 향후 일정 (28일)
-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취임 일주일 만인 다카이치 신임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 일본 측은 아베 전 총리 시절 통역을 재소집하는 등 '트럼프 맞춤형' 의전에 만전을 기했습니다.
- 양측 정상은 '아베 외교 계승'을 공통분모로 방위비 인상, 무역 협상 등 핵심 의제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 회담 후 두 정상은 미 항공모함 '조지워싱턴' 호에 함께 탑승하여 강력한 동맹을 과시할 계획입니다.
방문 이틀째인 28일,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오찬을 함께 합니다. 이는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21일 취임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성사되는 만남입니다.
일본 측의 철저한 준비가 돋보입니다. 일본 외무성은 2019년 국빈 방문 당시 근무했던 직원들을 다시 소집하는 등 만전을 기했습니다. 특히 통역은 아베 전 총리 곁에서 통역을 맡았던 다카오 스나오 일미지위협정실장이 담당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작은 총리'라 부를 정도로 호감을 표했던 인물입니다. 또한 관세 협상을 담당했던 야마다 시게오 주미대사도 지난 24일 귀국해 다카이치 총리에게 사전 브리핑을 마쳤습니다.
'아베 계승'을 공언한 양국 정상의 입장도 주목됩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아베 전 총리의 외교 노선을 계승한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전할 계획입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25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아베 전 총리가 신경 쓰고 있던 정치인"으로 기억하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도착 후에는 X(소셜미디어)를 통해 "위대한 미일 동맹을 함께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한 논의를 기대한다"라고 환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일본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다카이치 총리와의 회담을 기대한다"며, 이번 방문은 "멋진 우정을 선언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또한 다카이치 총리에 대해 "훌륭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아베 전 총리의 친구이자 동지였다"고 높이 평가했습니다.
예상되는 것으로는 회담에서는 무역 협상, 방위비 인상 문제, 희토류 협력 방안 등 여러 분야가 포괄적으로 논의될 전망입니다. 특히 방위비 문제에 대해 다카이치 총리는 인상 시점을 앞당겨 협상 주도권을 가져온다는 방침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상회담 후 28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은 가나가와현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를 방문하며 다카이치 총리도 동행합니다. 두 정상은 미국 외부에 있는 유일한 항공모함 모항인 이곳에서 미 항공모함 '조지워싱턴' 호에 함께 탑승할 예정입니다.
이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2022년 암살된 아베 전 총리의 부인 아키에 아베 여사와도 미국 대사관에서 별도 회동할 계획입니다.
4. 외신 분석: "트럼프 환심 사기 위한 日 왕실의 소프트 파워"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9년 국빈 방문의 호화로운 만찬 때보다 이번 환영식이 "훨씬 차분했다"고 평가했습니다.
- WSJ는 일왕 접대가 관세 면제 등 실리를 얻기 위한 일본의 '트럼프 환심 사기'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 전문가들은 군주와의 만남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영예로 작용하며, 왕실의 '소프트 파워'가 양국 간 긴장을 완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과 일왕 회담에 대해 외신들은 일본 특유의 외교 전략에 주목하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환영식이 2019년 호화로운 국빈 만찬이 포함된 방문 때보다 "훨씬 차분했다"고 평가했습니다. WSJ는 2019년의 전면적인 환대는 당시 나루히토 일왕 즉위 후 첫 외국 고위 인사 접대였으며, 이는 아베 전 총리가 의도한 것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WSJ는 "일본 왕실이 나서는 것은 트럼프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한 흔한 전략"이라며, 이를 통해 관세 면제 등을 얻어내는 것이 목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히데야 가와니시 나고야대 준교수 역시 비슷한 견해를 보였습니다. 그는 "군주제에 강한 매력을 지닌 트럼프 대통령에게 군주와의 만남은 본질적으로 높은 수준의 영예와 좋은 대우를 의미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미일 관계가 무역 관세 등으로 마찰이 있을 수 있지만, 왕실이 '소프트 파워'의 한 형태로 이런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황실 외교'라는 이름의 전략적 환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일 일정 중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단연 나루히토 일왕과의 만남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적했듯, 2019년 국빈 방문 때보다 "훨씬 차분했다"고는 하나 그 상징적인 무게감은 여전합니다.
히데야 가와니시 준교수의 분석처럼 "군주제에 강한 매력을 지닌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본에서는 상징적 권위의 정점에 있는 일왕과의 만남을 단순한 외교 일정을 넘어선 '특별한 영예'로 만들려고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일본 정부는 28일 열릴 다카이치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에 앞서, 일왕을 내세운 '소프트 파워'를 극대화하는 영리한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아베 전 총리가 보여준 이른바 '골프 외교' 등 지극히 개인화된 친밀 외교의 연장선입니다. 당시 아베 총리는 지도를 들고 다니며 트럼프 앞에서 어디에 투자한다든지 하는 내용으로 좋은 외교 성과를 얻은 바 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스스로를 "아베 전 총리가 신경 쓰고 있던 정치인"이라 칭하며 아베 외교의 계승을 선언했습니다. 일왕과의 만남으로 한껏 고무된 트럼프 대통령이 28일 본게임에서 방위비 분담금이나 무역 관세 같은 민감한 현안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됩니다. 아마 여기서는 여러 칭찬을 하는 말을 해도 결국은 원래 구상하고 생각했던대로 진행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가 기질이 다분합니다. 이익이 되는 거래를 원합니다. 화려한 환영, 극진한 대접보다도 사실상 미국에 투자를 한다든지 하는 이익이 되는 것을 제시해야 협상이 수월할 것입니다. 일본도 이점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결국 이번 일왕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X에 남긴 말처럼 "위대한 미일 동맹"을 재확인하는 화려한 서막이자, 본격적인 협상을 앞두고 일본이 준비한 가장 정성스러운 '전략적 환대'라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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